미국 연준 제로금리 유지 결정, 그 이유는?

    미국 연준이 지난 3월에 인하한 제로금리 수준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오늘 발표했다.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로 경기가 침체되자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0.00∼0.25%로 1%나 낮추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보통 줄여서 FOMC라고 불리는 연방준비제도 산하의 기관이다. 
    일 년에 8번 정기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지난달 FOMC 회의에서 앞으로도 경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그 결과 제로금리가 올해 말과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한다. 

     

     

    출처: CNBC

     

    기준금리가 중요한 이유

    기준금리는 쉽게 말하면 은행들 간의 금리인데, 이게 중요한 이유는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의 유동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의 유동성은 사람의 몸에 혈관으로 비유되곤 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고지혈증 같은 지병이 있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신체 일부는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질병이 생기게 된다.

    시장의 유동성도 마찬가지다. 혈관에 혈액이 흐르듯, 시장에서 돈이 자유롭게 돌아다녀줘야 사람들은 소비를 하고 그 돈을 이용해 기업들은 투자를 하고 전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게 된다.

     

    쉽게 말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올해 상반기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게들이 문을 닫고 공무원들도 재택근무를 하거나 휴업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기업도,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사람도 모두 외출을 못하고 돈을 못썼다. 그 결과 아무도 돈을 벌 수도 쓸 수도 없으니 앞으로 투자도 발전도 기대할 수가 없다.

    이렇게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소규모 사업자와 기업들은 버틸 수가 없어서 도산을 하게 되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소득이 없으니 당연히 쓸 돈도 없어진다.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으면 기업들은 돈을 못 벌 테니 줄도산 혹은 사업 축소를 하게 되고 이는 또다시 사람들의 주머니를 비게 만든다. 악순환의 고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유동성을 적절히 조절해줘야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는데, 이 유동성을 높이는 방법 중에 하나가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대출 금리를 낮춰 기업들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 투자를 증진시킨다. 또 저축을 해봤자 금리가 낮기 때문에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투자(주식시장 등) 처로 사람들의 눈을 돌려 기업에 투자를 늘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건강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유동성을 높여 기업과 가계가 살아나길 바라는 것이다.

     

     

     

     

    제로금리 유지가 가진 의미

    그렇다면 연준이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경제학적으로 금리는 주가, 경기에 후행한다. 한마디로 주가가 떨어지고 경기가 안 좋아졌기 때문에 정부기관(연준이나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다 경기 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부동산과 투자 시장이 과열되기 때문에 다시 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조절한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지난 3월 이후 세 번 연속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 말은 앞으로도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어나고 또다시 셧다운을 도입하는 상황에서는 경기 침체가 더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물론,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경기 회복이 될 수는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백신 개발 혹은 바이러스 종식 같은 궁극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바이러스 종식이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제로금리라도 유지해서, 팬데믹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살아남을 시간을 벌어주는 것 같다. 

     

     

    여담이지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어떻게든 경기를 회복시키려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학교 개학을 서두르고 많은 도시들의 사업장을 다시 오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제2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가져와 두 번째 셧다운을 초래하고 말았다.

    미국의 이런 노력들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지, 또다시 역효과만 가져올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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